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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보

대법원 법원전시관 견학 후기

by 글쓰는 통번역사 2025. 3. 1.

원래는 '체험학습 모든학습' 국가기관 3회 완성 교육을 예약해 대법원 법원전시관을 견학 보낼 계획이었지만, 딸아이가 독감에 걸려 고열이 나는 바람에 당일 수업을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일 취소라서 교육비도 환불받지 못하고 본사에 전화해서 교재만 받게 됐네요. 그런데, 앞서 청와대와 국회박물관 체험학습을 다녀온 경험으로 볼 때, 제가 개인적으로 설명을 하며 함께 견학을 하는 게 아이가 체험을 충분히 하기는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리고 법률번역, 사법통역 경험이 있어 대략적인 주제 지식을 갖춘 통번역사 엄마이니 편하게 설명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딸아이의 개인 해설사로 나서 보았습니다.

 

법원전시관 입장 방법

샤로수길 브런치카페에서 느지막하게 아침 식사를 11시 30분 정도 법원전시관이 있는 대법원 동관쪽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대법원 동관 입구에서는 대법원의 웅장한 모습은 볼 수 없고, 측면만 볼 수 있습니다. 웅장한 대법원 건물을 보고 싶다면 정문으로 들어가는 게 좋겠죠. 동관쪽 입구 안으로 들어서자마다 '화(和)-95'라는 조형물이 보입니다. 중앙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의 형태로 만들어 질서와 화합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네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검색대가 보입니다. 검색대를 지나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신분증을 맡기면 전시관 안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법원전시관 가는 길

법원전시관 관람

운영일: 월 ~ 금 9시 30분 ~ 17시 30분

입장마감 시간: 17시

휴관: 매주 토, 일요일 및 국경일 등 공휴일.

*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관람시간 및 휴관일은 조정될 수 있음.

정기 해설: 14시, 16시, 개인 관람객 대상, 약 30분

* 방문 시 현장 문의 필요

 

전시관에 들어서면 '법과 법원실' 전시실이 먼저 보입니다. 입법부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그 법을 집행하며 사법부는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을 한다는 것을 배우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삼권분립과 사법부의 역할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심급제를 설명하는 공간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우리나라가 한 사건에 대해 3번까지 재판을 진행하는 3심제를 채택하고 있고, 1심에서 불복할 때 '항소'라는 것을 할 수 있고 2심에서 불복하면 '상고'라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딸아이가 가장 재밌어했던 곳은 명예훼손, 마약, 절도 등 범죄 사례에 대한 동영상을 보고 양형기준을 살펴보며 터치 패드에 직접 형량을 정해본 다음, 재판을 보며 실제 판결 주문을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양형체험' 공간이었습니다. 여기서는 동영상을 통해 범죄 행위가 발생하게 되는 구체적인 정황과 형사 재판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고, 검사의 구형, 변호사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판사의 판결 모습도 간략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법원 역사실'을 지나며 사법행정 사료들을 살펴보고 나면 '어린이 법 체험실이 보입니다.

 

어린이 법 체험실

법원전시관 안에서 아이들이 가장 쉽고 즐겁게 법 관련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린이 법 체험실'일 것입니다. '어린이 법 체험실' 안쪽에는 단체로 예약을 하고 방문할 때 모의재판을 할 수 있는 '법정체험실'도 마련돼 있는데, 개인으로 오는 경우에는 들어가 볼 수도 없네요. 그래도 '어린이 법 체험실'에서 천천히 다양한 체험을 하며 사법 제도에 대해서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형사재판, 민사재판, 특허재판, 행정재판을 구분하는 연습도 조작물을 통해 배우고,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이 어떻게 다른지, 당사자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형을 배치해 보며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국민 양형체험, 민사재판 모형, 판사 법복 포토존

 

옛날이야기 속 사건을 재판한다면 어떻게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정리해 놓은 공간도 있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민사 사건, 형사 사건을 한 개씩 골라 판결문을 써볼 수도 있습니다. 옆에는 어린이 판사로 임명하는 임명장도 출력할 수 있습니다. 판사가 입는 법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예쁘게 마련돼 있습니다. '법원 퀴즈왕'이라고 '어린이 법 체험실'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재판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퀴즈로 테스트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처음 입장할 때는 현장학습을 온 팀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팀들이 모두 빠져나가, 다시 양형 체험 코너에 돌아와 다른 범죄 사례도 더 보며 양형 기준을 따져가며 형량을 정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재밌어하는 것 같아서 판사라는 직업은 어떤 거 같냐고 물어보니 딸아이는 법원 안에서만 오래 일하는 직업이라 답답할 것 같다고 합니다. 가사사건을 다룬 기획전시실, 뮤지엄샵까지 들렀다 빠져나오니 2시가 다 되어 갑니다. 어린이용 활동지는 뮤지엄샵 앞에 비치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방문해서 활동지를 활용한다면 뮤지업샵 앞부터 들르는 게 좋겠네요. 2시가 가까워오니 정기 해설 관련해서 입구 쪽에서 문의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전시관 규모가 큰 건 아니지만, 알차게 체험하고 나니 2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김밥사랑 사랑김밥, 라볶이

 

마지막으로 서초역 지하 아케이드에 있는 '김밥사랑'에서 유부가 들어 있는 맛있는 김밥과 라볶이를 먹고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5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에서 '인권 보장과 헌법', '법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배우게 될 텐데, 딸아이가 체험을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수업에 흥미를 갖고 집중하며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