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찢남 해물누룽지탕 후기와 중국의 누룽지 요리

최근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정말 인기였습니다.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흑백요리사에는 중식 요리사들이 많이 출연했죠. 백수저 여경래 셰프(노보텔 강남점 홍보각), 정지선 셰프(강남/홍대 티엔미미), 황진선 셰프(상암 진진), 흑수저 만찢남 조광효 셰프(송파 조광201),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경복궁역 도량), 중식여신 박은영 셰프(홍보각)가 모두 중식 셰프들이었어요. 식당도 방문해보고 싶어서 지도 앱에 저장을 해두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만찢남은 '맛의 달인', '철냄비짱', '요리왕 비룡' 같은 만화책으로 요리를 독학한 특이한 캐릭터였어요.  2라운드에서 백수저 황진선 셰프와의 대결에서 떨어졌다 슈퍼패스 사용 단계에서 안성재 심사위원의 선택으로 기사회생하게 되어 3라운드 대결까지 가게 되죠. 요리 천재 같은 느낌이 드는 재야의 고수라서 저도 방송 보는 내내 눈여겨보았던 캐릭터입니다. 마침 근처 GS25 편의점에 만찢남 간편식이 있어 해물누룽지탕과 마파두부덮밥을 먹어 보았습니다.
 

만찢남 조광효표 쓰촨요리 간편식

우리동네GS앱에 들어가 보니 GS25가 넷플릭스와의 콜라보로 흑백요리사 간편식을 시리즈로 출시하게 됐네요. 이름 하여 '흑백 요리사 편의점 맛대결'입니다. 첫 번째로 만찢남 조광효 셰프가 편의점 스타일 중식 시리즈를 선보였어요. '라즈지, 해물누룽지탕, 마파두부덮밥' 3종입니다. 라즈지는 8,900원, 해물누룽지탕은 7,500원, 마파두부덮밥은 5,700원입니다. 중화요리 식당에서 2만 원에서 3만 원 사이 가격대이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요리가 아닌데, 편의점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건 큰 장점입니다.

만찢남 조광효 셰프의 해물누룽지탕 간편식

세 메뉴 모두 쓰촨(사천) 요리인 걸 보면 만찢남은 쓰촨요리 마니아인가 봅니다. 쓰촨 요리는 '중국의 4대 요리'의 하나로, 중국어로는 '川菜(chuāncài)'라고 합니다. 요리에 화자오(산초나무 열매, 마라맛을 내는 재료)나 사천 고추가 많이 들어가 매운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 요리 중에는 기름진 음식이 많은데, 쓰촨 요리는 매콤하고 담백한 편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요. 저도 쓰촨 요리의 본고장인 쓰촨성 청두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쓰촨 요리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라즈지, 해물누룽지탕, 마파두부 모두 청두에서 자주 먹던 메뉴입니다. 
 
제가 청두에 있을 때 청두에 쓰촨 요리를 배우러 온 중식 셰프님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쓰촨 요리가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걸 일찌감치 예견한 분이에요. 과거에는 산둥 지역에서 온 화교들이 개발한 중화요리가 중식의 주류였는데, 요즘은 마라탕집과 딤섬집이 많이 생긴 걸 보면 쓰촨 요리와 광둥 요리가 대세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광둥 요리도 4대 요리 중 하나이고 중국어로 '粤菜(yuècài)'라고 합니다. 
 

만찢남의 해물누룽지탕

제 개인적으로 쓰촨 요리를 워낙 좋아하긴 하지만, 간편식이라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먹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우선 해물누룽지탕의 핵심인 누룽지 튀김이 바삭합니다. 매콤한 탕의 감칠맛도 좋고 버섯, 해산물 등 재료의 조화도 좋았어요. 

중국식 해물누룽지 요리(출처: 바이두 이미지)

중국에도 누룽지를 나중에 넣어 먹는 해물누룽지탕이 있긴 하지만, 중국식 누룽지 '꿔바(鍋巴)'가 들어간 음식들은 탕에 누룽지를 넣어 먹는다기보다 누룽지에 뜨거운 소스를 부어 먹는 방식의 요리가 많습니다. 누룽지에 소스를 부을 때 "치익!"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흑수저 만찢남 조광효 셰프의 간편식 해물누룽지탕

 
만찢남의 해물누룽지탕도 탕이 뜨거워서 누룽지를 안에 넣으니 끓는 소리가 들립니다. 조리 방법을 보면 탕을 3분 간 전자레인지에 조리하게 돼 있고, 뚜껑 가운데에도 증기 배출구가 있습니다. 집에서 먹는 것이니 그릇을 사용해서 조리했습니다. 해산물은 새우, 솔방울 오징어, 위고동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양이 너무 적네요. 아이 간식 정도의 양입니다. 하지만 밥과 함께 먹는다면 든든한 한 끼 식사도 될 수 있겠네요.
 
그래도 맛으로 따져본다면, 해물누룽지탕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잘 만들어진 간편식입니다. 만찢남 조광효 셰프가 '흑백요리사'에서는 3라운드에서 큰 활약 없이 떨어졌지만, '흑백요리사 편의점 맛대결'에서는 메뉴를 잘 고른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마찬가지로 맛있게 먹었던 마파두부덮밥 후기도 올려보려고 합니다.

2024.11.30 - [일상 정보] - 만찢남 마파두부덮밥 후기와 중국 마파두부 이야기

만찢남 마파두부덮밥 후기와 중국 마파두부 이야기